蓋頭設(개두설)과 吉神太露
命理正宗의 개두설(蓋頭設)은 地支中의 吉神이 天干에 투출하면 그것은 榮華로운 發出로, 한 개인의 貧富貴賤이 天干의 투출에 좌우되는 것임을 명백히 하고 있습니다. 더하여 凶物이 地支 속에 暗藏해 있으면 두려운 바가 없으나, 만약 天干에 투출된다면 해로운 작용을 하게 되고, 이것은 마치 사지(四肢)와 배, 가슴 등은 다소 불미함이 있어도 의복에 의해 가려지니 드러나지 않을 수 있으나, 머리에 있는 모든 부분은 표현되는 것이니, 투출된 글자에 중요성이 있다는 뜻입니다.
天 干 : 天元 : 머리
支藏干 : 人元 : 오장육부
地 支 : 地元 : 몸통
이는 格局의 구성이나 大運의 흐름에서도 마찬가지로, 天干의 動적인 개념을 매우 중시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大運이 바뀌는 干運이 적용되는 시점의 변화를 중시하는 관법입니다.
반면 滴天髓는 『吉神太露 起爭奪之風 凶物 深藏 成養 虎之患』이라 하여, 吉神이 天干에 있으면 흐트러지고 손상당하기 쉬우므로 地支에 있는 것이 안전하며, 地支에 凶物이 심장되어 있으면 禍를 당한다하여 얼핏 蓋頭設과 吉神太露에 정반대의 의미로 받아들여지기 십상입니다. 즉 蓋頭設에 의거하면 喜神은 天干에 투출해야 하고, 忌神은 地支에 暗藏되거나 없는 것이 좋으며, 吉神太露는 반대로 凶神은 제거되기 좋게 天干에 노출되어야 하고, 吉神은 地支에 暗藏되어 있는 것이 안전하다는 발상에 연유한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대개의 命學者들이 後者인 吉神太露에 비중을 두는 경향을 지니고 있는 듯합니다. 따라서 大運을 가늠하는 방법상에 南方運이나 北方運 등의 地支의 運露에 무게를 두는 관법이 널리 활용되는 실정입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자면 두 견해는 상반의 논리가 아니며, 四柱推論에 공히 적용되는 行運法으로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너무나 기본적인 이론입니다만 한 命式의 貴賤 여부를 가늠하는 포인트는 用神의 힘에 달려있습니다. 用神이나 喜神이 健旺하면 곧 貴命인데, 이 경우 用神은 당연히 地支에 通根하여 天干에 투출해야 하는 것입니다. 즉 쉽게 말하자면 이것이 곧 蓋頭設(개두설)입니다. 그런데 天干에 투출한 用神이나 喜神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干合입니다. 이것은 곧 吉神太露가 되는 것입니다. 즉 蓋頭設이나 吉神太露는 상황에 따라 둘 다 맞는 논리지 대립되는 논리가 아닙니다.
이상에서 우리는 四柱學 理論의 중요한 단서를 하나 찾을 수 있습니다. 대저 運의 흐름을 가늠하고 格의 우위를 논할 때 중요한 사실은 合沖이 五行의 生克制化 이전의 단계라는 것입니다.
天干은 合이 중요하고, 地支는 沖이 중요합니다. 다섯 가지의 조합으로 이루어지는 天干合이 다름 아닌 五運이고, 여섯 가지 조합의 地支六沖이 六氣가 되어 이른바 五運六氣說의 근거가 되는 것입니다. 즉 五運六氣는 소멸과 재창조를 상징하여 곧 陰陽五行을 설명하는바, 한 개인의 運命은 결국 五運六氣로 推論되는 이치라 하겠습니다.
따라서 天干의 干合은 곧 소멸을 의미하는 것으로, 化五行을 취용하지 않는 연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行運을 가늠하는 論法의 핵심은 喜神 天干이 干合되는 運과 忌神 天干이 干合되는 運, 그리고 喜神의 뿌리인 地支가 沖하는 시기와, 忌神의 뿌리인 地支가 沖하는 시점을 파악하는 데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五行의 生剋制化를 궁구함이 올바른 推命術의 시작이자 끝이 됩니다. 최근에 많은 학습자들이 喜用忌仇閑의 잘못된 지식체계를 보유한 사례를 보고 있습니다. 이 점을 任鐵樵(임철초)의 滴天髓徵義는 간과하고 있는 듯합니다. 반면 沈孝瞻(심효첨)의 子平眞詮은 정확하게 이를 명시하고 이 점에 충실하였으나, 후대 해설서는 좀 더 이 점을 강조하지 않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습니다.
[ 命式(1) ]
甲甲甲甲
戌寅戌戌
▽▽▽▽
辛戊辛辛
丁丙丁丁
戊甲戊戊
이 경우 戌土는 凶物임에 틀림없습니다만, 天干에 土의 글자가 투(透)하지 않은 한 一行得氣格을 형성함에 있어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즉 凶物이 地支 속에 暗藏되어 있으면 두려운 바 없는 것이라는 의미인 蓋頭設을 굳이 적용해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忌神 天干이 命造에 투출하지 않으면, 대개 淸明한 命造라 할 수 있습니다. 만일 忌神이 투간(透干)하면 濁命이 되어 成敗의 부침을 겪고 일신에 장애가 따르는 일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 命式은 戊運에 큰 타격을 입고 命滅했습니다. 이는 곧 滴天髓의 『凶物 深藏 成養 虎之患』의 사례가 될 수 있습니다.
위 중국 선열 황극강의 命式은 자주 언급되는 사례로, 이는 여러 가지 학습 자료를 제시하는 命式 유형이기 때문입니다. 甲木이 日支 寅木에 뿌리를 두고, 순일한 木의 기운으로만 투출한 一行得氣格입니다. 혹자는 地支 戌土에 주목하여 一行得氣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만, 이미 앞에서 누차 언급하였듯, 天干에 투출하지 않은 土의 세력은 太旺한 木의 기운을 거스를만한 세력을 갖지 못합니다. 또한 이 命式을 從旺이나 强旺 등으로 규정하는 경우도 있는데, 엄밀히 따지면 一行得氣는 從格이 될 수 없습니다. 從旺格은 印星과 比劫만을 기뻐하나, 一行得氣는 印星과 比劫·食傷을 다 기뻐하기 때문입니다.
통상 扶抑法을 적용하는 內格의 사례에서, 印星이나 比劫과 食傷을 공히 喜神으로 보는 경우는 없으며, 이는 外格 체계도 마찬가지로 比劫이나 印星 또는 食·財·官으로 구분되어 喜神群이 定해지므로, 印星과 比劫을 공히 기뻐하는 경우는 따로 別格으로 구분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三象格이니 一行得氣格 등은 전형적인 別格의 범주에 속하며 綠格이나 刃格도 比劫과 食傷을 공히 기뻐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內格에 속하지 않는 것입니다. 따라서 여러 교재에서 분류되는 十正格은 전혀 타당치 않습니다. 혹 이를 內格의 財格으로 보고, 戊運에 群比爭財의 凶造로 論한다면, 滴天髓 써머리를 처음부터 다시 학습하셔야 합니다.
반면 蓋頭設이 아무리 天干의 동태나 세력을 중시한다해도, 그것이 地支에 通根한 유형이 아니면 미약하기 그지없는 것으로 간주되어, 地支의 세력으로 從하게 됩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아래 從財命인 영조대왕의 命을 거론할 수 있습니다.
[ 命式(2) ]
甲甲甲甲
戌戌戌戌
▽▽▽▽
辛辛辛辛
丁丁丁丁
戊戊戊戊
吉神이 地支에 暗藏된 대표적인 『吉神太露 起爭奪之風』의 리스크를 회피하는 命式 유형이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