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과 음오행(音五行)
작명을 하다보면 훈민정음(訓民正音)에서의 오행과 성명학에서 주장하는 오행이 달라 혼동이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훈민정음에서는 목구멍 소리인 후음(喉音 : ㅇ ㅎ)의 오행이 수(水)인데, 성명학에서는 토(土)로 나옵니다.
훈민정음에서는 입술소리인 순음(脣音 : ㅁ ㅂ ㅍ)이 토(土)인데, 성명학에서는 수(水)로 나옵니다.
이는 모양을 보고 오행을 정하느냐, 아니면 소리 자체가 가진 뜻으로 오행을 정하느냐 차이입니다.
훈민정음에서의 오행은 어금니[牙]·혀[舌]·입술[脣]·이[齒]·목구멍[喉]의 모양을 본떠서 만든 오행입니다.
이에 비해 성명학에서의 오행은 소리 자체가 가진 뜻으로 오행을 정한 것입니다.
즉 훈민정음에서의 오행은 한글 창제에 필요한 오행이었지,
소리가 가지는 본질적인 오행은 아니었다는 뜻입니다.
성명학(姓名學)의 기원은 송나라때부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소리의 음성이 작용하여 사람의 운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 것입니다.
때문에 소리오행은 우리 나라 한글 발음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고 영어, 중국어, 일어 등 여러나라의 발음에
똑같이 적용되는 오행입니다.
따라서 작명을 할 때는 성명학적으로 수천년간 발전과정을 거쳐 이름이 운(運)에 미치는 영향력을 연구한
오행을 써야 합니다.
[참고] 훈민정음에서의 오행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하고, 집현전 학사들에게 명하여 한문으로 된 해설책을 편찬하게 했는데
정인지(鄭麟趾)선생이 서문(序文)을 단 『훈민정음해례본(訓民正音解例本)』입니다.
이 책에 나오는 오행 대목을 간단히 소개하겠습니다.
正音二十八字 各象其形而制之 初聲凡十七字
정음이십팔자 각상기형이제지 초성범십칠자
牙音ㄱ 象舌根閉喉之形 舌音ㄴ象舌附上之形 脣音ㅁ象口形 齒音ㅅ象齒形 喉音ㅇ象喉形
아음ㄱ 상설근폐후지형 설음ㄴ상설부상지형 순음ㅁ상구형 치음ㅅ상치형 후음ㅇ상후형
... 중략 ...
喉邃而潤水也... 牙錯而長木也... 舌銳而動火也... 齒剛而斷金也... 脣方而合土也...
후수이윤수야... 아착이장목야... 설예이동화야... 치강이단금야... 순방이합토야...
"정음 스물 여덟자는 각각 그 꼴을 본따서 만들었으니, 첫 소리가 무릇 열 일곱자이다.
아음(어금니소리) ㄱ은 혀뿌리가 목구멍을 닫는 꼴을 본뜬 것이고, 설음(혓소리) ㄴ은 혀가 윗잇몸에
붙는 꼴을 본뜬 것이고, 순음(입술소리) ㅁ은 입의 꼴을 본뜬 것이고, 치음(잇소리) ㅅ은 이의 꼴을
본뜬 것이고, 후음(목구멍소리) ㅇ은 목구멍의 꼴을 본뜬 것이다.
... 중략 ...
목구멍(후음)은 깊숙하므로 적시는 수(水)다. 어금니(아음)는 어지럽게 섞이니 긴 목(木)이다. 혀(설음)는
날까롭고 예민하니 불처럼 움직이는 화(火)다.
이(치음)는 굳세니 절단할 수 있는 금(金)이다.
입술(순음)은 모나게 생겼으니 모든 것을 통합할 수 있는 토(土)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