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호(雅號)의 의미
아호는 사전에 나와 있는 대로 서술하면 '문인이나 예술가 따위의 별호를 높혀 부르는
말'입니다.
이름의 앞에 부르는 우아한 호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추사 김정희, 다산 정약용, 매월당 김시습..... ... 우리들에게 친숙한 느낌입니다.
그러므로 일반사람들이 아닌 예술분야이나 특정분야의 사람들이 원래의 이름외에
따로 지어 부르는 이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호를 줄여서 그냥 호(號)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중국은 당나라 때부터 시작되어 송나라 때에는 호(號)를 가지는 것이 보편화 되었고,
우리나라도 삼국시대부터 호(號)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조선시대 사대부가의 성인들은 명(名), 자(字), 호(號)가 있었습니다.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면 처음으로 붙여주는 이름이 명이며, 나이 20세가 되어 관례를
올리면 자를 지어주었는데 성인이 되면 이름을 부르지 아니하고 자를 사용하였다고
합니다.
號는 일반적으로 나를 잘 알고 있는 스승이나 선배가 지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號는 이름과 달리 좋은 문장이나, 자연물, 사는 곳, 산 이름, 사람의 성격 등을
고려해서 짓습니다.
요즘에는 삶이 풍요해지고 여유가 생기면서 일반사람들도 아호를 갖기를
원하는 추세입니다.
각종 모임이나 여러 인간관계에서 원래의 이름보다는 좀 더 우아하고 부르기
편한 아호를 사용하면 보다 윤택한 삶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또 아호 밑에다 山人, 散人, 道人, 主人, 老人, 翁, 居士, 逸士, 退仕, 布衣 등을 쓰는데
이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山人: 속세를 떠나 산에 사는 사람
2.散人: 어느 한 곳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사는 사람
3.道人: 학문과 예술의 한 분야에 정진하고 있는 사람
4.主人: 대개 '당호' 또는 산 이름 밑에 붙여서 쓰는 것으로 그 집, 또는 그 산의
주인이란 뜻
5.老人: 다 늙은이란 뜻으로 '老人'은 호 밑에 쓰고 '노'는 호 밑에 혹은 위에 쓰기도 한다.
6.翁: 老人과 같은 뜻으로 늙은이란 뜻.
7.居士, 逸士, 退仕: 속세를 떠나 조용한 초야나 심산,
절에 들어가 도를 닦는 선비를 뜻한다.
8.布衣 : 속세를 떠나 초야에 살면서 도를 닦는 야인이란 뜻
대부분의 아호는 겸손을 미덕으로 하여 높고 고귀한 글자보다 소박하고 정감있는 문자를
많이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옛날 선비들은 아호로 거처하는 곳이나 자신이 지향하는 뜻, 좋아하는 물건을 대상으로
짓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2. 아호는 어떻게 짓는가?
고려시대 이규보는 그의 <백운거사록(白雲居士綠)>이란 책에서
"거처하는 바를 따라서 호로 한 사람도 있고, 그가 간직한 것을 근거로 하거나,
혹은 얻은 바의 실상을 기준으로 호를 지었다"라고 말합니다.
아호역시 성명학의 작명원칙에 맞추어 짓기도 하지만 성명학의 형식과 원칙을
배제하고 좀 더 자유롭게 짓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리고 신용호라는 사람은 호를 짓는데 네 가지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첫째, (所處以號): 생활하고 있거나 인연이 있는 처소를 호로 삼은 것.(지명을 號로)
둘째, (所志以號): 이루어진 뜻이나 이루고자 하는 뜻을 호로 삼는 것.
(예컨대 여초 김응현 선생은 항상 처음과
같은 자세로 공부에 임하겠노라고 여초(如初:처음과 같이)
셋째, (所遇以號):자신이 처한 환경이나 여건을 호로 삼은 것
(퇴계 이황 선생은 고향으로 물러나 시내를 벗하면서
공부에 전념하겠노라고 퇴계(退溪)라함)
넷째, (所蓄以號): 자신이 간직하고 있는 것 가운데 특히 좋아하는 것으로 호를 삼습니다.
3. 아호의 글자수
호는 글자수가 두 자인 경우가 가장 많고, 한자, 석자, 넉자로 된 경우도 있고, 그 이상의
글자수로 된 것도 있습니다.
추사 김정희선생은 '추사', '완당', '예당', '시암', '과파', '노과'등 호도 여러개였습니다.
매월당 김시습할 때 매월당은 석자의 호가 됩니다. 보통 두자나 석자의 호가 주류입니다.